본문 바로가기

영화/공조(2017)

‘공조’ 현빈, 극심한 등허리 통증 참아가며 액션 투혼


#1 성실한 림철령 

몇 년만에 스크린 컴백이어서였을까. 2015년 11월 처음 만난 현빈에게는 불타는 의지가 보였다. 이제는 어느덧 30대 초반을 넘어서고 있는 현빈의 모습은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배우로서 책임을 많이 느끼고 배우로서 고민을 많이 하는 시기인 듯 보였다. 

영화 ‘공조’의 림철령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북한 사투리와 탄탄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이 있어 보였다. 오세영 무술감독을 만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이미 몸 만들기에 들어갔고, 북한말 사투리 선생님을 만나서는 생활형 북한말 사투리 연습에 들어갔다. 가혹하리 만큼의 개인 트레이닝과 식이요법 그리고 무술팀과의 연습이 이어졌다. 

3월초 만난 그는 놀랄 정도의 근육질과 체지방 감소로 지금 막 링 위에 오르기 위해 계체량을 끝낸 전문 프로복서의 몸과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그 정도가 의상 피팅 당시의 사이즈로 제작한 림철령 의상 하의가 2~3인치는 커져 있는게 아닌가. 얼굴은 너무 핼쑥해져서 안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급기야 김성훈 감독과 이성제 촬영감독, 프로듀서인 나까지 우리 세 명은 상의 끝에 더 이상의 체지방 감량을 중지시켰고, 상반신 노출 분량을 첫 촬영 날짜로 정했다.

#2 부상투혼 액션 씬 

어떤 영화이건, 어떤 액션 장면이건 모든 영화촬영장은 액션 촬영을 진행하면 긴장감이 맴돈다.

영화 ‘공조’는 215공장, 이태원액션, 중국집액션, 울산 마성터널 카체이싱, 울산대교, 리조트 내부 총격씬 그리고 엔딩에 화력발전소 내부 액션 장면 등 많은 액션씬을 배우가 소화해야만 했다.

이태원은 말 그대로 최고의 번화가인 동시에 홍대와 더불어 서울을 대표하는 맛집과 패션의 거리다. 이태원에서의 추격전을 찍기 위해 2개월에 걸친 섭외 끝에 겨우 이태원 상인회 3곳과 용산구청, 용산경찰서와의 협의를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어렵게 이뤄진 로케이션이기 때문에 프로듀서인 나에게 이태원 촬영은 시간과의 전쟁이었다. 그렇기에 이태원 액션씬의 연기는 현빈씨가 직접하기보다는 무술팀 대역이 하길 가장 원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현빈의 의지는 대단했다. 직접 뛰고 부수고 달렸다. 정말 시나리오 속의 철령이 이태원 한복판을 아수라장을 만들고 있었다. 이태원 추격씬 말미의 카체이싱은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장면임에도 배우 현빈의 의지는 너무나도 확고했다. 계속되는 촬영으로 손목과 다리에 부상을 입은 현빈은 한번도 스태프들 앞에서 힘들어하거나 지쳐 보이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너무 안쓰러워 마지막 촬영일에는 내가 나서서 말렸지만 본인이 직접 촬영을 해야 관객들이 의심하지 않을거란 말과 함께 다시 차에 매달리는게 아닌가. 그리고 부상을 당했다.

리조트 내부에서는 주로 총격씬이 많았으나 액션씬 도입부에 철령이 옥상에서 로프를 붙잡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장면이 있다. 창문을 깨고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깨기 전 상황과 깨진 후 상황을 촬영해야 했다. 문제는 깨진 후 촬영하는 장면에서 전장면과 몸의 동작이 최대한 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무한 반복 촬영을 해야만 했다. 깨지기 전 상황 때문에 와이어에 몇 시간 매달린 것만으로도 상당한 피로도가 쌓였을 상황이었다. 그리고 반복되는 착지와 구르기 촬영이 진행됐다. 

시간이 지나자 지쳤는지 현빈의 걸음걸이가 이상해 보였다. 아무리 봐도 상당히 이상해 보였다. 확인해본 결과 현빈은 구르는 장면에서 충격으로 등허리가 많이 부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빈은 그 몸 상태로 기어코 OK 사인을 받고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후 두 달간 상반신 보호대를 착용하고 촬영을 했다면 관객들이 믿을지 모르겠다.  

현빈!! 무모한건지 책임감이 넘치는건지…. 무엇이든 ‘공조’를 위해 온 몸을 내던진 그에게 큰 박수를 전한다.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1701201137651129&ext=da